타이거~마스크의 세~계~로~
뭔가 부족한 점이 많군...
다음날 아침. 린과 나는 집 근처의 공원에서 할 일 없는 프리터와 같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아침에 부모님이 거실에서 이를 따닥따닥 부딪치면서 자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고 “극기 훈련이라도 하고 있니?” 하고
물으시는 것을 나는 “이열치열이에요.” 라며 둘러대고 언제나처럼 아침을 먹은 후 바로 회사로 출근하시는 것을 마중하고
내 방에 들어와 마치 걸레처럼 누워있는 린을 깨웠다. 일어나자마자 “어? 제 고기는 어디에 갔어요?”라며 잠꼬대를 하는 걸
무시하고 억지로 세수를 시킨 다음 고기라곤 하나도 없는 아침을 차려 주었다. 여동생은 이미 학교에 간 듯 했다.
아침식사 때 남은 반찬 몇 가지로 식탁 위를 장식한 후 린을 의자에 앉혔다.
“왜 고기는 없는 건가요?!”
“매일 고기만 먹으면 건강에 안 좋아. 거기다 여기에 콩이 있잖아.”
“콩만으론 저의 배를 채울 수 없어요!”
“자, 두부.”
“두부도 고기가 아니에요!”
“그래? 그럼 여기 닭도 있어.”
“그건 달걀이라고 부른다고요!”
느낌표를 많이 사용하는 녀석이다. 멋대로 들이 붙어서 집주인에게 안하무인으로 고기를 요구하다니, 담력도 크지.
일단 내가 데려오긴 했지만. 역시 못 본 척 하는 게 좋았을까.
나는 억지로 “나중에 고기를 사주던지 해 줄 테니까, 지금은 이거 다 먹어.”라며 억지로 달랬다. 마치 야생동물을 조련하는
기분이 들었다.
오늘은 토요일. 마침 학교를 빠져도 큰 문제 되지 않는다. 하루정도는 이 녀석을 위해서 사용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멍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어제도 물은 것 같은데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냐?”
“우물 우물... 네? 점심은 오리고기에요?”
“너의 뜬금없는 고기타령에 더 이상 상대할 생각은 없지만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주지. 점심도 고긴 없다.”
“우물...그럴...우물... 수가! 그럼 전... 우물... 무엇을 먹으면... 우물... 좋단... 우물... 말이에요!”
“지금도 잘 먹고 있잖아.”
입안에 음식 넣고 말하지 마.
“어제 네가 그랬잖아. 뭘 찾으러 왔다고.”
“우물... 아, 그거요? 우물...”
“다 씹고 말해.”
“우물 우물... 꿀꺽! 콜록콜록! 무... 물...!”
목에 사례가 들렸는지 한쪽 손으로 목을 부여잡으며 외친다. 대체 이 녀석은 어떻게 자라면 나올까 생각하며 손에 물 컵을
쥐어주었다.
“꿀꺽꿀꺽... 후아~ 이제 살 것 같네요. 아,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요?”
“뭘 찾으러 왔냐고.”
“아, 그거요?
방금 전과 똑같은 소릴 반복한 린은 다 먹은 밥그릇을 옆으로 밀고는 손을 겹쳐서 식탁위에 올린 후 얼굴을 손에 가까이
댔는데 어디선가 많이 본 모습이다. 선글라스라도 씌어주고 싶은 느낌.
“음... 사실은 오빠. 전 적(敵)을 찾으러 내려왔답니다.”
진지한 모습으로 적이라는 발음에 힘을 주어서 말하는 린.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 것 같으나 안타깝게도
린 특유의 경박한 분위기가 변하거나 하진 않았다.
“그래? 그 적이 누군데?”
“그 적은 말이죠. 정말 굉장한 녀석이에요. 너무 굉장해서 하늘과 호랑이가 동시에 놀랄 정도로요.”
“왜 호랑이야?”
“그런 적을 잡기 위해선 저 같은 엘리트도 나설 필요가 있었다는 말씀.”
엘리트란 말에 꼬투리를 잡고 싶었으나 참았다.
“그 적이란 녀석은 뭘 했길래 너의 적이 된 거야?”
“아아, 저의 이 섬세한 입으론 차마 이야기하기 힘든 일들을...”
“너의 그 섬세한 입을 둔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 이야기해봐.”
쭈우우우욱
“아아아아아아~”
볼을 잡고 쭉 늘려버렸다.
생각보다 부드러운 감촉에 놀란 나는 곧 조금 더 잡아당기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혔다. 마쉬멜로 같다 란 말이 있지만
마쉬멜로따윈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웠고 맨들맨들 했다. 이 감촉은...!
“우우우우우~ 죄송해요. 이야기할 테니까 제발 놔주세요.”
생각보다 오래 잡아당기고 있었다. 마치 중독될 것 같은 감촉에 나도 모르게 그만.
나는 아쉬움을 손끝에 남기며 볼에서 손을 놓았다.
“눈이 풀어졌어요, 오빠.”
린은 붉게 불든 뺨을 분지르며 말했다.
“사소한 것에 신경 쓰면 큰 사람이 못 돼. 그래서, 적이란 놈이 뭘 해서 네가 그 녀석을 잡으러 온 거냐?”
“으음... 그러니까, 저의 가문에선 커다란 동물농장을 하고 있거든요. 옛날에 저희가 동물들을 많이 잡아먹는 바람에 그 숫자가
많이 줄어서 다시 숫자를 늘리는데 좀 고생을 했었어요. 요즘 들어서야 겨우 숫자가 많이 불어났죠. 그런데 농장을 만들기
반대했던 사람들이 저희가 만든 농장에서 동물들을 빼가는 거 아니겠어요? 자기들은 잡아먹기 바빴으면서.
그래서 저의 가문에서 그 녀석들을 잡아들이는 일을 하게 되었지요.”
“그러니까 그 적이란 녀석이 너희 집안에서 키우는 가축을 마음대로 잡아서 먹었다는 뜻이야?”
“그렇지요. 그것 때문에 재산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그렇지 않아도 지금 가족들이 늘어나고 있는 판에.”
“형제라도 생겼어?”
“네. 한명이 늘어났으니 이제 15명이네요.”
“대가족이구나.”
그 정도면 조만간 TV에라도 나오지 않을까.
“그런데 넌 무슨 수로 그 적이란 사람을 잡으려고? 어른들은 어쩌고.”
“어른들은 이미 잡으러 다니고 있어요. 그래도 사람이 부족하니까 저까지 나온 거죠.”
“경찰에는 신고했어?”
“경찰은 이미 출동 중인 거예요. 그리고 전 혼자서 잡을 수 있어요. 그 녀석을 잡으면 저도 성인으로 대접 받을 수 있단 말씀.”
“잡는다고 해도 그 뒤로 어떻게 할 건데?”
“그야 당연히 척살이죠!”
무서운 말을 섞어 쓰는데, 이 녀석.
“일단 집에 돌아갈 생각은 없다는 거네. 어디 머무를 곳이라도 있어?”
“예. 당연히 있죠.”
“그건 다행이네. 그럼 오늘 내가 데려다줄게. 학교 하루 쉰다고 어떻게 되진 않고.”
내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하자 린이 의아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날 쳐다봤다.
“어딜 데려다 준다는 거 에요?”
“그러니까 네가 머무를 곳이 있다고 했잖아. 보니까 어제 가려고 하다 못간 것 같은데.”
“제가 머무를 곳은 여긴데요?”
“뭐?”
린이 손가락으로 바닥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니 잘 부탁드립니다, 오빠.”
식탁에서 일어나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한다.
“설마 이렇게 귀여운 동생을 길바닥에서 생활하게 하고 싶진 않으시겠죠?
“넌 내 여동생이 아니잖아!”
이로 인해서 린은 우리 집의 군식구가 되었다.
이상 회상 끝.
덧글
ps. http://kgm84.egloos.com/3011180
나노하가... 나노하가!!!!
http://www.geocities.jp/eva2015_shinji/susume/susume_index.html
이걸 번역해볼까 고민중